기억에 대한 접근 방법
기억은 어떤 정보를 나중에 되살려서 활용할 수 있도록 저장하고 유지하는 과정 으로, 학습을 통해 지식을 습득하고 활용하기 위한 바탕이 된다.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고 새로운 것을 학습할 수 있는 것은 엄청나게 많은 사실을 비교적 체계적으로 기억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떤 과정을 거쳐 많은 정보를 우리의 머릿속에 입력하는 것일까? 입력된 정보는 어떤 방식으로 저장되며 어떻게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도 활용되는 것일까? 또 우리가 망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심리학자들이 "기억을 이해하기 위해 사용하는 주요 접근 방법에는 기억을 유형으로 나누는 접근과 기억을 단계로 나누는 접근이 있다.
영화로 보는 단기 기억과 장기 기억
「메멘토」 (Memento)는 2001년 개봉된 크리스토퍼 놀린 감독의 작품으로 단기 기억 상실증에 걸린 남자의 복수극과 반전을 그린 미국의 범죄-스릴러 영화이다. 전직 수사관 레너드는 아내가 살해되던 날의 충격으로 '기억 상실증'이라는 기억 장애를 겪게 된다.
기억 상실증 환 자는 단기 기억에서 장기 기억으로 정보를 전이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레너드 역시 사건 이후 일어난 일과 만난 사람을 기억하지 못한다.
범인 검거에 필요한 주요 단서까지 쉽게 잊 어버리자, 레너드는 자신의 가정을 파탄 낸 범인을 찾기 위해 메모, 문신을 사용해 필사적으 로 기억을 남기려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신의 기억마저 왜곡된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다.
이 영화는 기억 상실증에 대한 몇몇 부정확한 묘사를 포함하고 있으나, 인간의 기억이 가진 흥미로운 특성들을 엿보게 해준다.
기억의 유형
기억의 유형은 다음과 같이 명시적 기억과 암묵적 기억으로 나뉜다. 명시적 기억은 의식적으로 기억할 수 있는 지식이나 경험을 뜻하며, 암묵적 기억은 우리가 기억 하고 있으나 의식적으로 접근할 수 없는 지식을 뜻한다.
명시적 기억
우리가 어떤 문제에 답하기 위해서는 학습된 지식에 의식적으로 접근해서 그 지 식을 기억해 내야 한다. 이때 활용되는 명시적 기억은 다음과 같이 일화적 기억과 의미적 기억으로 나뉜다.
명시적 기억은 검사를 받는 사람이 반드시 정보를 의식적으로 기억해 내야 하는 방식으로 측정된다. 이러한 방식에는 회상 검사, 재인 검사, 재학습 검사 등이 있다.
서술형 문제는 대표적인 회상 검사인데 검사를 받는 당사자가 이전에 기억해 두 었던 지식을 기억으로부터 꺼내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선택형 문제는 재인 검사의 한 유형으로 서술형 문제와 다르다.
선택형 문제는 선택지라는 형태로 다양한 정보가 주어지며 검사를 받는 사람은 이미 주어진 정보가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정보 와 일치하는지를 검토하게 된다.
재학습 검사는 이미 학습했던 정보를 시간이 지나 잊어버린 후에 다시 학습하는 과정을 거칠 때, 얼마나 빠르게 학습이 이루어지는지를 평가한다.
암묵적 기억
명시적 기억은 의식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기억을 뜻하는 반면, 암묵적 기억은 우 리가 기억하고 있으나 의식적으로 접근할 수 없는 지식이나 경험을 뜻한다.
우리에게 의식되지 않는다고 해도 암묵적 지식의 중요성은 절대로 간과할 수 없다. 그 까닭 은 암묵적 지식이 우리의 행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자신 안에 존재하지만 의식되지 않는 기억이 자기도 모르게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암묵적 지식은 일반적으로 절차적 기억, 고전적 조건화, 점화 효과를 통한 학습이라 는 세 가지 개념을 통해 설명된다.
어떻게 하면 자신의 모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는지를 외국인에게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이는 모국어 활용에 필요한 지식에 의식적으로 접근할 수 없기 때문인데, 모국어의 사용은 절차적 기억의 대표적인 예이다.
우리나라 속담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고전적 조건화를 통 한 암묵적 기억의 형성 현상을 잘 보여준다. 솥뚜껑은 두려운 대상이 아니지만 아주 강한 이를 가지고 있는 자리를 보고 놀란 사람은 자라 등과 유사하게 보이는 솥뚜 껑만 보아도 공포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이때 자신이 왜 솥뚜껑을 보고 놀라는지 인식하지 못한다면, 이는 고전적 조건화를 통해 만들어진 암묵적 기억의 영향을 받 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점화는 빈번하게 발생하거나 최근 일어난 경험이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이때 행동을 하는 사람은 자신이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을 의식하지 못한다. 점화는 기억에 저장되어 있는 지식의 활성화와 활성화된 지식이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 모두를 지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