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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적인 의사결정과 합리적 사고 방식

 

어느 날 오늘 2교시가 끝난 후 학교 복도에서 최근 관계가 소원해진 옆 반 친구와 마주쳤다. 그 친구의 얼굴 표정이 좋지 않았다. 아직 내게 섭섭한 게 많은가 보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화가 났다.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다고 쌀쌀맞은 표정으로 지나간단 말인가? 따지고 보면 그 친구도 내게 잘못한 게 있다. 서로 잘못한 걸 인정해야지 나만 탓하는 것 같아서 억울하다. 다음에 또 복도에서 마주치면 나도 쌀쌀맞게 대해 줄 테다.

 

이렇듯 사고방식과 의사 결정에는 심리적인 부분이 중요하게 깔려있다.

 

합리적 사고 및 의사 결정의 필요성

합리적 사고란 체계적이고 논리적으로 정확하게 판단하는 사고를 뜻한다. 합리적 사고를 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정보와 그에 대한 추론에만 의지하지 않고, 끊임없는 자기비판과 대안을 통해 문제에 대한 가장 적절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 서는 우리가 흔히 저지르는 오류의 유형을 인지하고 스스로가 그러한 오류에 빠져서 합리적 사고를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지 반성적으로 사고하는 습관을 꾸준히 키워야 한다.

 

의사 결정이란 어떤 문제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몇 가지 대안을 마련하고, 서로 비교하여 가장 합리적이고 실행 가능한 대안을 선택한 후 이를 실행에 옮기는 과정을 뜻한다.

 

합리적 의사 결정을 방해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인지한다면 이러한 방해물을 지혜롭게 처리하여 좀 더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다.

 

기억의 오류

적극적인 정보 처리는 깊이 있는 정보 처리와 기억력의 향상에 기여하기도 한다. 하지만 부호화 과정이나 인출 과정에서 정보를 재구조화하면서 기억의 오류를 발생시키기도 한다.

 

  • 문, 유리, 그늘, 선반, 문턱, 집, 열다. 커튼, 창들, 미풍, 전망, 화면

 

위에 주어진 단어 목록을 친구들에게 읽어 주고 일정 시간이 지난 후 '창문'이라는 단어를 들었는지 물어보자.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창문'이라는 단어를 들었다고 대답할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우리가 정보를 주어진 그대로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개념화하여 기억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개념화 과정은 정보 처리와 기억의 효율성을 높여 주기도 하지만 듣지도 않은 '창문'이라는 단어를 들었다고 기억하는 것처럼 정보를 왜곡하기도 한다.

 

정보원 파악 오류

우리는 어떤 일이 실제로 일어난 것인지 아니면 꿈속에서 경험한 것인지 혼란스럽게 느껴질 때가 있다. 실제로 한 심리학 연구에 참가한 대학생 중 25%가 어떤 사건 이 실제로 일어난 것인지, 아니면 꿈속에서 일어난 것인지 혼동될 때가 있다고 보고 하였다.

 

정보원 감시(source monitoring)란 기억의 출처를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 는 능력을 뜻한다. 정보원 감시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에 합리적 사고를 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별로 신뢰할 수 없는 매체를 통해 특정 사실을 접했다고 하자. 우리가 그 매체는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특정 정보를 해당 매체를 통해 접했다는 것을 기억한다면 그 정보를 그다지 신뢰하지 않게 된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여러분이 해당 정보는 기억하고 있지만 그 정보를 어떤 매체에서 접했는지를 기억하지 못한다면, 그 정보를 진실로 받아들이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

 

또 다른 예로, 작가나 작곡가들이 의도치 않게 표절을 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다양한 글을 읽는 작가나 폭넓게 많은 음악을 듣는 작곡가가 정보원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 머릿속에 떠오르는 글귀나 멜로디가 스스로의 창작품이라고 착각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 스스로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표절 시비에 말려들기 쉽다.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정보원과 정보 자체가 기하급수 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이 시대에 정보원과 정보를 명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오정보 효과

우리가 기억을 형성할 때 주어진 정보를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이는 기억 을 인출할 때에도 적용된다. 우리가 장기 기억에서 단기 기억으로 인출한 정보는 가 변적이어서 새로운 정보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기억을 인출할 때 오래된 정보가 새로운 정보와 결합하면서 왜곡될 수 있는데, 이 현상을 오정보 효과라고 한다. 오 정보 효과는 실제 일어난 일에 대한 기억의 왜곡에 국한되지 않고, 아예 일어나지 않았던 일에 대한 기억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조작된 기억

2002년 뉴질랜드 빅토리아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스테판 린드세이는 과거에 열기구를 탄 경험이 없는 사람 20명을 모집하여 기억 조작 실험을 실시하였다.

 

린드세이는 먼저 피험자들 몰래 가족들로부터 어린 시절의 사진을 제공받아 피험자가 어린 시설에 열기구를 탄 적이 있는 것처럼 사진 몇 장을 조작하였다. 그런 다음 피험자에게 조작된 사진과 실제 사진을 섞어 보여주면서 그들에게 사진 속 장면에 대해 기억나는 것을 이야기해 보라고 하였다.

 

그러자 그 중 절반이 열기구를 탄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열기구를 탔다고 기억하였다. 심지어 사진에 는 보이지 않는 기타 세세한 내용까지 이야기하기 시작하였다. 이렇듯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신념이나 개념, 기억들은 누군가에 의해 조작될 수 있다.